애플사이다의 iOS 개발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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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KWDC23 연사 참여 후기: 자료조사는 시작일 뿐

Applecider 2023. 7. 27. 00:59

최근 코엑스에서 1,300여 명이 참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애플 생태계 컨퍼런스 KWDC23가 개최됐다.

Apple WWDC의 공식 후속행사 (WWDC Extra Event)로 진행된 최초의 국내 행사였다.

 

이번에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Localization을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발표를 하게 된 계기와 발표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남겨봤다.

나중에 발표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1. 발표 계기

5월의 어느 날 KWDC 준비위원회로부터 스피커 제안을 받았다. 

 

입사 후 10개월 간 글로벌 앱을 개발하면서 배운 게 정말 많았지만,

쪼렙 1년차 개발자인데.. 내 미천한 지식으로 발표를 해도 될까? 고민이 됐다.

 

그런데 제안서를 살펴보니

개발자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기획자 등 Apple 생태계의 구성원이 참여하는 행사이고,

기술/스킬에 포커스된 세션, 경험 공유 세션 등 발표 영역/주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발표를 하기로 결심했다.

 

몇 가지 희망 발표 주제를 정해서 스피커 신청서를 제출했고,

며칠 뒤 준비위원회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아래는 당시의 내적 갈등

😇 운좋게 발표할 기회가 오다니. 한번 해보자!

😈 발표 망할거면 안 하는 게 낫다. 조용히 살려고 개발자로 전직한 거 아니었어?

😇 만약 망하더라도 이번 발표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거야

😈 컨퍼런스 처음인데 발표 망한 개발자로 낙인찍힐래?

😇 발표 내용이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뿌듯할 거야

😈 글로벌 앱 만들려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 시간 많으니까 열심히 준비하면 돼

2. 준비과정

발표 주제 탐색

글로벌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걸 경험했었다.

처음에는 채팅 기능을 개발하면서 배웠던 Up scroll pagination, 소켓 통신 등을 다루려고 했다.

그런데 관련 내용이 WWDC23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KWDC23이라는 네이밍에 걸맞게 WWDC23의 내용을 커버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 Localization으로 주제를 정했다.

 

글로벌 앱을 개발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아래와 같았다.

사용자의 Locale 및 TimeZone에 맞게 서비스 (배송가능 상품, 배송비 등)와 데이터 (날짜/시간, 번역어 등)를 제공하고,

Locale에 따라 변경이 잦은 데이터를 Server-driven으로 관리하고,
사용자의 Region은 싱가포르이지만, 베트남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는 케이스에 대응하는 등등
그래서 처음에는 개발자를 타겟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과 해결 방법을 소개하려고 계획했다.

고민한 점

그런데 예상과 달리...

WWDC 20-23을 공부해 보니 Localization 관련 기술들이 너무 다양했고,

프로젝트에 활용한 건 아주 일부였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해당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언어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WWDC23 (Unlock the power of grammatical agreement)에서 Term of address라는 개념이 언급됐는데,

스페인어처럼 성별을 구분하는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약간 있어야 했고,

WWDC21 (What’s new in Foundation)을 봐야 왜 Automatic grammar agreement API가 도입됐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 마찬가지로 애플이 왜 stringdict 파일을 만들었는지, Pluralization이 뭔지 설명하려면

우크라이나어의 특성을 이해해야 했다.

이런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기절할 만큼 많았다. ㅇ<-<

 

자료조사하면서 올렸던 인스타 스토리

그래서...

Localization을 처음 접해본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타겟을 변경했고,

이 발표를 보고 난 뒤에 WWDC를 들었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됐다.

그래서 발표 초반부에 Locale, TimeZone, Calendar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 설명을 추가하게 됐다.

 

7월 초에는 온라인 리허설을 진행했는데

KWDC 준비위원회분들이 구체적이고 따뜻한 피드백을 주셔서 멘탈 관리에 큰 힘이 됐다. ㅎㅎ

 

그렇게 탄생한 발표 목차

Localization 발표 목차

 

그리고 발표 제목은 글로벌 앱을 위한 Localization이었는데

다른 연사자분들이 제목을 힙하게 지으시길래 ㅎㅎ

뒤에 부제를 덧붙여서 어그로를 끌어봤다.

 

그렇게 탄생한 발표 제목

Localization 발표 제목

후회하는 점

발표를 끝낸 시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건 자료 조사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개발자를 타겟으로 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내용을 철저히 준비하려 했고

Localization과 관련된 거라면 뭐든 탈탈 털어서 거의 모든 걸 다 봤다.

WWDC20/21/22/23 15편 이상, 관련 공식문서를 전부 (Archive까지 싹 다)... 봤다.

주말과 저녁시간을 모두 발표 준비에 쏟을 수밖에 없었다. 😇

 

참고자료의 일부...

발표 방향을 제대로 설정한 뒤에 자료 조사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중간에 방향을 한 번 틀게 되면서 후반부에 시간이 좀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준비했던 기술적인 내용의 25% 정도 밖에 발표자료에 담지 못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내용 구성 자체를 더 고민해보거나, 글로벌 앱 사례를 보완할 수 있었을 것 같다.

3. D-1 리허설

발표 전 날에는 코엑스에 가서 현장 리허설을 했다.

강당 규모가 가장 컸던 명동 홀에서 연습을 했는데, 상상했던 것과 분위기가 달라서 긴장됐다.

강렬한 핀 조명을 받으니 눈이 부셔서 객석이 잘 안보였고... 그래서 오히려 좋기도 했다. (?)

아렉스가 찍어주신 리허설 현장

4. D-DAY

발표 시간은 오전 11시였는데, 그래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긴장되는 건 빨리 끝내는 게 좋다.

 

리허설을 할 때까지도 '국내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는 회사가 많지 않을텐데 몇 명 안 오면 어쩌지?' 하며 전전긍긍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

발표 20분 전부터 강당 앞에 줄을 서는 분들이 생겼고, 발표를 시작할 때 이미 객석이 꽉 차있었다.

 

이때부터 긴장이 엄청 되기 시작했고,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다짐을 했다.

근데 강단에 섰을 때 머리가 하얘져서 KWDC23 연사자로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인사말도 빼먹어버렸다. 😇<-<

 

발표를 시작한 뒤에는 스크린에 띄운 발표자료를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분들이 꽤 보여서

'이걸 왜 찍으시지? 이 내용이 도움이 되긴 하는구나?' 싶어서 긴장이 풀렸다.

핀 조명에 사라진 이목구비 / 전리품

발표를 끝낸 뒤에는 부트캠프 동기들, 일하며 알게 된 분들, 선생님들을 만나며 반갑고 기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연사자 대기실에서 평소 팬이었던 멋진 블로거분들을 많이 뵈었는데

연예인 목격한 것처럼 설레고 신기했고 ㅎㅎ 이번 기회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행사장에서 마주쳤을 때 내 블로그 글을 잘 읽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약간 부끄럽고 많이 뿌듯했다. 🥹

 

하지만 슈퍼파워 I인 나는 너무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보게 되어 정신이 없었다. 

진이 빠져서 부스를 한 군데도 못 갔고, 발표자 뒤풀이에도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ㅎㅎ

5. Thanks to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

우선 시간을 내어 발표를 들으러 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발표 내용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먼저 예거호댕, 작고 소중한 주말시간을 내서 꼼꼼히 발표 피드백을 해주셨고, 자료를 갈아엎으며 방황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예거는 키노트 전문가여서 애니메이션 특강까지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이외에도 행사장에서 만나거나 따로 연락해서 응원해준 부캠 동기들 덕분에 뭉클했고 많은 힘을 받았다.

야곰아카데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절대 지켜 🫶

 

소들님 (갑자기 소환해서 죄송해요)도 발표자료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콕 집어 의견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심지어 초면인 상태에서 ㅠㅠ 피드백 요청을 드렸는데 장문의 의견을 주셔서 정말 무한 감동이었다...

 

그리고 발표자료에 아이디어스 글로벌 앱 사례를 어떻게 녹일지 함께 고민해 주신 셀 리더님, 

휴가 중에 말없이 행사장에 와서 발표를 들으시고, 주변에서 들은 호평을 전해주며 응원해주신 전-셀 리더님,

예상 못했는데 맨 앞줄에 ㅋㅋㅋ 달려와 앉아서 발표 내내 큰 대답과 호응을 해준 따뜻하고 든든한 우리 iOS셀원들,

공부하느라 바쁜 시기에 초대에 응해주고 맨 앞에서 응원해준 빠키, 

 

큰 규모의 애플 생태계 컨퍼런스를 만들기 위해 본업과 병행해서 몇 달 동안 고생하신

다른 모든 스피커분들과 준비위원회, 자원봉사자분들께도 정말 감사하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애플 생태계에 발들일 수 있도록 노베이스 비전공자를 iOS 개발자로 키워주신 야곰에게 다시 무한히 감사함을 느꼈다. 🐻


준비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아서 멘탈이 나갈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하기로 한 건 잘한 선택이었다.

 

특정 일자에 특정 지식을 공유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 스터디를 하는데 제대로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족한 점이 많은 발표였음에도 발표를 들어주신 분들의 지지와 응원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힘들게 얻은 러닝을 열정적으로 공유하려고 하는 개발자 생태계가 아직도 신기하다.)

 

발표를 준비하며 정리한 자료와 QnA 내용은 블로그에 천천히 포스팅할 계획이다.

 

-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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